1. 의의
청구의 포기는 원고가 자기의 소송상의 청구가 이유 없음을 자인하는 법원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이며,
청구의 인낙은 피고가 원고의 소송상의 청구가 이유 있음을 자인하는 법원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이다.
청구의 포기 또는 인낙이 변론조서 또는 변론준비조서에 기재되면 그 기재에 관하여 전자는 청구기각의,
후자는 청구인용의 확정판결이 있었던 것과 동일한 효력이 있게 되고(민소 220조) 소송은 당연히 종료된다.
2. 요건
가. 당사자
당사자는 소송행위의 유효요건인 당사자능력·소송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법정대리인 또는 소송대리인에 의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권한을 받아야 한다(민소 56조 2항, 90조 2항).
필수적 공동소송의 경우에는 공동소송인 전원이 일치하여 청구의 포기나 인낙을 하여야 하고(민소 67조 1항),
독립당사자참가의 경우에는 원고나 피고가 포기하거나 인낙을 하더라도 참가인이 다투는 한 효력이 없다
(민소 79조 2항, 67조 1항).
참가인이 청구를 포기하거나 인낙을 하는 경우에도 같다(대법원 1968. 12. 24. 선고 68다1574 판결).
나. 소송물
(1) 청구의 포기나 인낙의 대상은 당사자가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이어야 한다.
따라서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되는 친생자 관계존부확인의 소 등에서 청구의 포기나 인낙이 허용되지 않는다.
가사소송법 12조가 가사소송절차에 있어서는 청구의 인낙에 관한 민사소송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에 기하는 것이다.
주주총회결의의 흠을 다투는 소송 등 회사관계형성소송은 청구인용판결이 그 대세적 효력에 의하여
제3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미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청구의 인낙은 허용되지 않고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누14908 판결),
회사대표소송에서 청구의 포기나 인낙을 함에 있어서는 법원의 허가를 요하며(상법 403조 6항),
증권관련집단소송에서 청구의 포기도 법원의 허가를 요한다(증권관련집단소송법 35조 1항).
(2) 인낙의 대상이 되는 법률효과 자체가 특정되어야 하고,
인낙에 의하여 인정되는 권리관계는 현행법상 인정되는 것이어야 하며
선량한 풍속 또는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청구의 포기·인낙은 화해와 달리 그 소의 소송물만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주위적·예비적 청구가 병합되어 있는 경우에, 피고가 예비적 청구만 인낙을 할 수 없으며 인낙의 취지가 조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무효이다(대법원 1995. 7. 25. 선고 94다62017 판결).
(3) 청구의 포기·인낙은 본안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소송요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법원은
청구의 포기·인낙에 불구하고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통설이다.
3. 절차
가. 시기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항소심은 물론 상고심에서도 할 수 있다. 변론종결 또는 판결선고 뒤에는 포기·
인낙을 위한 변론기일지정신청을 한 뒤에 지정된 기일에서 할 수 있다.
청구의 포기·인낙은 원고의 청구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소장을 진술한 이후에 할 수 있다.
나. 방식
청구의 포기·인낙은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 말로 진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청구의 포기·인낙은 법원에
대한 일방적 진술이므로 상대방이 법정에 출석하지 아니하여도 무방하다.
청구의 인낙은 원고의 승낙을 요하지 않으며 원고가 거절하더라도 무효가 되지 않는다.
2002년 개정전 민사소송법 하에서는 피고가 인낙의 취지를 기재한 준비서면만을 제출한 채
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면 그 준비서면이 진술간주되더라도 인낙의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23230 판결).
그러나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은 불출석한 당사자가 진술간주되는 서면에
청구의 포기·인낙의 의사표시를 적었고 공증사무소의 인증을 받은 때에는 그 취지대로 청구의 포기·인낙이
성립된 것으로 보도록 하였다(민소 148조 2항).
다. 조서의 작성
청구의 포기·인낙 요건이 충족되면 법원사무관등은 조서에 그 진술을 기재하여야 한다
(민소 154조, 155조, 160조).
그 기일의 조서에는 청구의 포기나 인낙이 있었다는 취지만을 기재하고, 민사소송법 153조에 규정된 형식적
기재사항과 청구의 포기·인낙의 취지 및 청구의 취지와 원인을 적은 청구의 포기조서 또는 청구의 인낙조서를
따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민소규 31조).
포기조서 또는 인낙조서에는 먼저 형식적 기재사항을 적은 뒤, 실질적 기재사항을 적는다.
실질적 기재사항으로는 조서의 첫머리에 원고가 청구를 포기하였다는 뜻 또는 피고가 청구를 인낙하였다는
뜻의 진술을 기재하고, 다음에 청구의 표시를 한다. 청구의 표시는 화해의 경우와 같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에
의하여 기재한다.
구체적인 기재요령은 디음과 같다.
(1) 포기·인낙
'원고는 이 사건 청구를 포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청구를 인낙하였다'라고
기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병합청구 중 일부에 대하여만 포기·인낙을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특정하여
'원고는 이 사건 청구 중 피고 ㅇㅇㅇ에 대한 청구를 포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청구 중 2004. 3. 28. 발행의 수표금 1,000만 원의 청구를 인낙하였다'라는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나, 당사자의 표시 및 청구의 표시란에서 당해 포기·인낙의 대상이 된 당사자 및
청구만을 명확히 표시한 다음 위의 기본적인 방법에 따라 기재하더라도 혼동의 염려가 없는 한 무방하다.
서면에 의한 청구의 포기나 인낙을 한 경우에는 조서에
'피고 제출의 2004. 12. 3.자 답번서 진술간주(청구인낙)' 등으로 기재한다.
반소가 있는 경우에는 '피고(반소원고)는 본소청구를 인낙하였다' 또는 '피고(반소원고)는 반소청구를 포기하고
본소청구를 인낙하였다'로 기재하면 된다.
(2) 청구의 표시
청구의 표시는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의 기재에 의하며, 그 기재요령은 소송상 화해의 경우와 동일하다.
병합된 청구의 일부만에 관하여 포기·인낙이 있는 경우에는 청구의 표시도 그 부분만 하여야 한다.
4. 효과
가. 소송종료효
청구의 포기나 인낙이 있는 한도내에서 소송은 당연히 종료된다.
이를 간과한 채 심리가 속행된 때에는 법원은 소송종료선언을 하여야 한다.
포기나 인낙을 한 당사자는 패소자로서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며(민소 114조 2항, 98조),
그 액수에 대하여는 따로 결정으로 재판한다. 이 경우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보수는 통상의 경우의 1/2로 한다(변호사보수산입규칙 5조).
포기조서나 인낙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당연무효 사유가 없는 한 기판력 등이 생긴다.
나. 흠을 다투는 방법
청구의 포기나 인낙도 조서에 기재하기 전에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자백의 철회에 준하여
상대방의 동의를 얻거나 착오를 이유로 철회할 수 있다는 견해와, 원칙적으로 언제나 철회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조서작성 후에는 그 흠은 기판력 있는 확정판결의 하자를 다투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준재심의 소에
의하여 다투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가 청구의 포기·인낙조서의 당연무효를 주장하면서 기일지정신청을 한 때에는,
법원은 기일을 열어 당연무효사유가 있는지를 심리한 다음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면 판결로써 소
송종료선언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7703 판결 참조).
5. 사무처리등
가. 조서정본의 송달
조서는 포기·인낙이 있은 날로부터 1주 안에 그 조서의 정본을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민소규 56조).
조서의 보존시에 정본송달일자를 부기하여야 하는 점은 화해조서와 같다.
나. 예고등기의 말소촉탁
청구의 포기의 경우에는 청구기각의 확정판결과 같으므로, 말소촉탁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인낙의 경우에는 이를 할 필요가 없음은 물론이다.
다. 불복방법, 조서의 경정
조서에 대한 불복방법과 조서의 경정 등은 소송상 화해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라. 인지액의 환급
제1심 또는 항소심에서 청구의 포기·인낙을 한 때에는 소장에 붙인 인지액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환급을
청구할 수 있다(인지법 14조).